데이터로 이어진 마을의 시간

충남지역 마을 연구의 궤적, 1966-2019
마을에도 생애가 있습니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변화하며 때로는 위기를 맞고 소멸하기도 하는 마을의 일생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 그것이 「충남지역 마을연구(2004-2009)」  가 시작된 이유였습니다.

데이터의 시간은 공유를 통해 이어집니다.

마을연구단이 현지에서 발로 뛰며 수집한 기록과 사진, 마을 사람들을 직접 만나 청취한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들은 데이터가 되어 공유되고 과거의 ‘완결’이 아닌 ‘진행형’으로서의 쓰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시간은 데이터를 따라 이어집니다.

「충남지역 마을연구」와 그 이전 그리고 이를 디딤돌 삼은 이후의 연구 궤적을 따라가면서 데이터의 생명력을 발견하고 마을의 생애와 변화를 생생하게 경험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소개 데이터

마을 생애와 변화의 기록

「충남지역 마을연구」, 2004-2009

「충남지역 마을연구」 는 해체와 소멸의 위기에 놓인 마을을 단위로 하여 그 역사와 변천 과정의 생애를 조사하고 사회문화적 정체성의 형성과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목적하에 다양한 학문전공의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마을의 지리, 역사, 경제 및 사회 상황, 일상생활과 민속 분야의 현지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종합하여 마을지를 편찬하였습니다.


「충남지역 마을연구」

13개의 평야·산간·해안 마을, 2004-2009

조사 대상 마을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과 자취를 간직하거나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민속을 보유한 13개 마을로 선정하였습니다. 이 마을들은 생업 환경을 기반으로 평야·산간·해안 마을 세 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마을 데이터와 연구의 궤적을 따라

태안 개미목마을 사례

1966년  |  한 미국 인류학자의 지적 호기심에서 시작된 현지조사가


1992년  |  전통적 공동체와 근대화로의 이행을 기록하고


2004년  |  마을 생애와 변화의 종합적 마을지로 완성되기까지


2008년  |  그리고 뜻밖의 환경재난으로 인해 다시 찾는 현장이 되어


2019년  |  11년간의 종단연구로 이어지기까지


개미목마을을 기록한 연구자들

1966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구사

1966-1992  |  빈센트 브란트, 전통 공동체의 근대로의 이행을 기록하다 


태안 개미목마을은 1966-67년 미국인 인류학자 빈센트 브란트(Vincent S. R. Brandt)가 현지조사를 수행했던 지역으로, 실제 행정지명인 ʻ의항리’가 아닌 ʻ석포리’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브란트는 “경제적으로 거의 개발되지 않은 고립된 지역”에서 “전통적인 지역사회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마을을 연구대상지역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후 브란트는 약 13개월의 현지조사를 통해 한국 공동체의 문화적 전통뿐만 아니라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나타나는 농촌사회의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담은 민족지 『A Korean Village: Between Farm and Sea』(1971)를 출간하였습니다. 그는 약 25년 후인 1992년 다시 마을을 찾아 3개월간 머물며 현지조사를 수행하고 그간의 변화상을 기록하였습니다(이는 2011년『한국에서 보낸 나날들』 회고록에 수록).


2004  |  충남대 마을연구단, 마을 생애의 파노라마를 담다 


2000년대 개미목마을은 다시금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하나는 2004년 충남대학교 마을연구단의 조사연구로, 현지조사와 문헌연구를 통한 마을의 형성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마을의 생애와 변화가 인터뷰와 기록문서, 관찰기록의 데이터와 마을지 『태안 개미목마을: 어촌 생활의 파노라마』에 담겨있습니다.


2007.12.07.  |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 발생

2008-09  |  재난이 공동체에 미친 영향 탐구


다른 하나는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ʻ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사회과학자들은 재난이 마을에 미친 사회·경제적 영향과 공동체적 대응의 주제적 관심의 현지로 개미목마을을 주목하였습니다. 그 사례로는 서울대학교 공동연구진(연구책임자 이재열)과 충남대학교 사회학과 김도균 박사의 연구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연구자들은 재난 직후 현지를 방문하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 및 인터뷰를 통해 연구주제를 분석하고 데이터의 공유를 실천하였습니다. 브란트와 충남대 마을연구단의 기록과 데이터는 재난 전후 비교연구의 귀중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2015, 2019  |  재난 이후 변화의 장기 추적


「충남지역 마을연구」 의 참여진이었던 유보경 박사는 사건 발생 7년 후인 2015년 마을을 찾아 현지조사를 수행하고, 환경재난이 어촌공동체에 미친 영향과 공동체 지속성의 사회적 요인을 규명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충남대학교 사회학과 김도균 박사는 사고 직후인 2008년 최초 현지조사 이후 지속적으로 마을을 찾아 경제적·사회관계적 측면에서의 영향과 변화, 재난복원력에 대한 경험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도균 박사는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마을을 방문하여 11년간의 변화를 추적하였고, 이 결과물을 모아 『환경재난 이후의 어촌 공동체』를 출간하였습니다. 이러한 김도균 박사의 탐구는 데이터에 기반한 지역의 비교 및 시계열 연구의 드문 사례이자 그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데이터로 이어진 53년의 기록
개미목마을 연구 타임라인


마을에서의 53년 연구 여정

개미목마을 시계열 연구의 가치

데이터가 만드는 시간의 다리


“1960년대에 이 마을에 거주했던 미국의 인류학자인 빈센트 브란트가 쓴 책은 과거 마을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또한 재난이 발생하기 전인 2005년 충남대학교 마을연구단에서 수행한 마을지가 남아있어 재난 이전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재열 외, 2010)


“의항2리 어촌공동체를 사례로 한 것은 이 마을이 2007년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건으로 극심한 환경재난을 겪었던 지역이고, 또  재난 발생 이전인 2004년 당시 이 마을공동체에 대한 자료 및 선행 연구가 있어 소위 종단 연구가 가능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종단연구는 동일한 마을을 대상으로 시간적 간격을 두고 반복 연구함으로써 구체적인 변화를 밝히는데 유리한 방법이다.” (유보경, 2015)


태안 개미목마을 사례는 한 마을에 축적된 데이터가 시간을 건너 어떻게 진화해 나가는지, 또한 현실의 문제와 만나 실천적 가치를 발휘하는지를 보여줍니다.